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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영화 이야기

영화 백만엔걸 스즈코, 어두운 청춘으로부터의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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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배신, 도피 그리고 사랑

청춘의 배신

  전문대를 졸업한지 얼마 되지 않아 '스즈코'는 부모로부터 독립을 꿈꿉니다. 그러나 보통의 젊은이들이 그렇듯이 스즈코는 돈이 없습니다. 결국 비정규직 일을 하는 직장에서 만난 또래의 여자 친구 '리코'와 함께 살기로 했습니다. 들뜬 마음에 집을 구하고 동거하면서 필요한 규칙을 정하고 모든 것이 순탄하게 흘러가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리코'는 아무런 상의도 없이 남자 친구인 '타케시'도 함께 살기로 결정했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합니다. 셋이 함께 월세를 내면 서로 좋은 것이 아니냐는 이유로 '스즈코'의 불편함을 무시합니다. 인생을 다른 사람들과 큰 마찰 없이 평화롭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살아온 '스즈코'는 '리코'의 무례한 일  처리에 화를 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사하는 날 '리코'와 '타케시'가 헤어져서 '리코'는 또 한 번 같이 사는 것을 일방적으로 취소하게 되고 결국 '스즈코'는 한 번도 만난 적도 없는 '타케시'와 동거를 해야 하는 어의없는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스즈코'는 이 불안한 상황에 저항하지 않고 당분간  '다케시'와 불편한 동거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나 '타케시'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스즈코'가 길 잃은 아기 고양이를 잠시 데려왔는데, 자기 맘대로 고양이를 비 오는 날 버려서 아기 고양이는 죽게 됩니다. 여기에 화가 난 '스즈코'는 '타케시'와 같이 살 수 없음을 표현하기 위해 '타케시'의 물건을 집 밖에 옮겨 놓게 되고 '타케시'의 고발로 전과자가 됩니다.

  다행이도 얼마 후 '스즈코'는 감옥에서 나오게 되었지만 갈 데가 없어서 부모님 집으로 다시 돌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동생을 비롯해서 가족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합니다. 특히 이웃사람들의 나쁜 소문 때문에 '스즈코'는 큰 상처를  입게 됩니다.

 

청춘의 도피와 사랑

  '스즈코'는 자신을 아는 사람이 없는 곳으로 옮겨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집을 얻기 위한 최소한의 돈인 '백만엔'을 벌면 바로 떠나기로 계획을 세우게 됩니다. 이웃 사람들, 친구들 그리고 가족들 모두가 외면하고 때로는 괴롭히는 현실을 참아내면서 '스즈코'는 원하던 백만엔을 저축하게 되고, 자신이 살던 도쿄를 떠나서 작은 바닷가 마을로 이사합니다.

  해변가 식당에 취직을 하게 되고, 조용하게 적응을 하며 다른 곳으로 옮겨 살기 위해 필요한 백만엔을 다시 저축하기 시작합니다. 전과자라는 이유가 밝혀지는 것이 두려워 남자들의 애정 구애를 거절하고 '스즈코'는 말없이 자신이 모든 백만엔을 들고 그곳을 떠나서 작은 산속 마을로 옮기게 됩니다.

  마을의 명물인 '복숭아밭'에서 일하게 된 '스즈코'는 역시 적응을 잘 하게 되어 마을 사람들의 사랑을 받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 이장님이 찾아와서 '복숭아'를 홍보하는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스즈코'의 의견을 무시하면서 홍보 역할을 강요하게 됩니다. 결국 '스즈코'는 마을을 도망치다시피 나오게 되고 다음 지역으로 향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작은 도시 생활을 하게 됩니다. 대형 마트에 취직을 하게 된 그녀는 복잡한 도시 생활에 잦은 실수를 하면서 힘들어합니다. 함께 일하던 '나카즈마'는 이런 '스즈코'를 옆에서 잘 챙겨주게 되고, 몇 번의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 마음을 열게 됩니다. '스즈코'는 '나카즈마'와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전과자'라는 오명에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방어하지 않고 도망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서로에 대한 깊은 관심은 마침내 사랑으로 이어졌고 둘은 동거를 시작합니다. 하지만 '스즈코'는 무섭습니다. 그녀는 아직 '백만엔'의 결심을 버리지 못합니다.

  그러던 어느날부터 '나카즈마'는 '스즈코'에게 돈을 빌립니다. 그리고 그녀는 '나카즈마'가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하기 위한 돈이 부족해서 자신에게서 돈을 빌린다고 생각하며 또 한 번의 깊은 상처를 받게 됩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건?

청춘의 결심

또 다른 백만엔을 들고 도망치듯 다른 도시로 가려고 하던 그때, 동생으로부터 편지 한 통이 도착합니다. 동생은 왕따를 하던 가해자 친구 한명을 때려서 학교에서 강제 전학을 갈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동생은 처음부터 가해를 가하던 나쁜 친구들에게 저항하지 못하던 자신의 모습을 후회합니다. 그리고 동생의 편지에는 누나인 '스즈코'가 더 이상 도망가지 말고 세상에 저항하는 용감한 모습을 보여주었면 좋겠다는 메세지가 숨어 있습니다. '스즈코'는 편지를 읽고 더이상 도망치지 말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건?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 어렵습니다. 현대인은 누구나 자신만의 아픔과 단점을 가슴 한켠에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그 아픔과 단점에 너무 집착하게 되면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그 어디고 없게 됩니다. 자신이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으려면 스스로를 먼저 사랑하고 감싸 안아주는 '자기애'가 꼭 필요합니다. 그래야 부당할 수도 있는 바깥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고 저항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 또한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실 '나카즈마'는 '스즈코'가 떠나지 않게 하기 위해 일부로 돈을 빌려서 그녀가 백만엔을 모으지 못하도록 막으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어떤 굴레 속에서 자신을 괴롭히고 있을까요? 주먹을 쥐고만 있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주먹을 피고 자신을 어루만지며 위로할 수 있을 때 다른 사람의 손을 잡을 수도 있고 진정한 소통하는 강한 사람으로 이 거친 세상을 살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 끝 -